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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행복한 詩間

어느 새벽 처음으로 <조은>

by 인천송도인 2021. 12. 27.

흰 종이에다

떨며 썼다

어느 새벽 처음으로


 

 

시인은 나와 같은 해 안동에서 태어났다.

현재가 평안치 않고 따라서 미래가 불안하기만 하지만

밤새 눌려 있던 머리카락이 부풀고 혓바닥은 까슬까슬하지만

시인은 깨끗한 첫새벽에 일어나 시를 꾹꾹 눌러쓴다.

머리가 희어진 지금, 새벽에 일어나 흰 종이에 뭔가를 쓴다면 유언장 같은 처연함이 주변을 맴돌 것 같다.

 


조은(1960~)

경상북도 안동 출생

1988년 세계의 문학 등단

섬세한 시선으로 내면에서부터 길어 올린 생의 빼곡한 비밀들을 들여다보는 시편들뿐만 아니라 깊이 있는 산문과 아름다운 동화의 작가로도 독자들에게 친숙한 조은은 매번 호흡을 들여 신중하지만 꾸준하게 시집을 묶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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