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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행복한 詩間

방을 보여주다 <이정주>

by 인천송도인 2022. 1. 17.

책들을 버려야지. 불태워 버려야지.

모두 갖다 버려야지. 나는 양손을 비비며 서 있었다.


 

궁색함이 남들 앞에서 속옷 들추듯 드러날 때 나도 모르게 양손을 비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라는 맥주 캔에 적혀 있는 경고문처럼 아무 짝에 쓸모없어 보이는 책들이 이 순간 신원의 제물로 바쳐진다.  

 


이정주(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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