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송도 행정사입니다.
이제 갓 제대한 군인 아저씨가 병적증명서를 가지고 왔습니다.
미국에 유학가 있다가 귀국하여 병역을 마치고 다시 복학하려고 병적증명서 공증을 하려 한다고 합니다. 때마침 제가 근처에 출장 중인데 이미 사무실에 와 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서둘러 사무실에 들어와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예전에 유학 갈 때는 모두 변호사 공증을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대학에 제출하는 서류는 번역확인증명서로 아무 문제가 없고 비용도 덜 들이고 왔다 갔다 하는 수고도 덜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몇 번 말씀드렸듯이 동네분들에게는 제 애마인 알톤 전기자전거로 배달해 드리니까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삼조가 되겠네요.
직접 찾아오시고 갓 제대한 분이라서인지 제가 먼저 요금을 할인해 주겠다는 말이 나오더군요. 저의 경우는 고객께서 오늘 처리 안되느냐며 서두는 일이 많은데 이분은 더구나 시간의 여유도 많이 생각해서 기분 좋게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병적증명서의 내용은 용도 인적사항, 군복무여부, 병역사항 등 간단한 편이지만 고객을 생각해서 단어 하나라도 신중을 기하여 번역했습니다.
가령 전역 사유는 만기로 되어있는데 expiration of term of service(군 복무기간의 만료)나 completing military service(군 복무 완료) 보다는 honorable discharge로 하여 그야말로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제대로 느껴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 분의 병과(Branch of Service)는 지원보급인데 육군종합군수학교 홈페이지를 검색하여 그곳에서 사용하는 영어 표현이 있나 알아보고 서류 작성에 들인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인터넷에서 소비했는데도 적확한 단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고객의 확인을 통해 조금은 넓은 의미로 Supply(보급)으로 하기로 하였습니다.
역종(Service Status)도 당연히 제대했으므로 예비역으로 됐는데 파파고 등이 번역기에서는 Reserve로 나와있습니다. 이대로 하여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최선을 찾아보자고 군사용어사전을 보니 The first reserve란 조금은 더 뭔가 있어 보이는 단어가 나와 기분 좋게 번역했습니다.
공문서 번역은 간단한 용어의 번역 같지만 제한된 작은 칸에 고객의 입장에서 최선의 단어를 선택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입니다.
영어사전 외에도 대사관의 서류 양식이나 예시문을 통해, 또는 관련 기관이나 단체의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혹은 동종 업계 종사자의 번역문 등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해 보석을 캐는 심정으로 단어를 골라내곤 합니다.
번역후에도 원본의 양식과 거의 흡사하도록 문서를 다듬습니다. 그리고 문서의 형식과 내용에 적당한 서체를 고릅니다. 문서 맨 아래의 난수표 같이 구별하기 어려운 작은 숫자와 기호로 된 기다란 고유번호도 틀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입력합니다.
오랜 행정과 서류 경험에서 온 습관 탓인지 글자체, 자간 행간 조절, 들여쓰기, 문단 정렬, 선 굵기, 테두리 모양 등 하나하나 신경 쓰다 보면 처음 생각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립니다. 그러다 보니 아내에게 "난 전문자격증 소지자인데 번역공증은 시간 당 최저시급도 못 버는 것 같다"는 농담 같은 진담을 할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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