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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을 넘는 번역/직접돌파 실전

[인천송도 번역] 학위증명서 공인번역

by 인천송도인 2022. 5. 4.

인천송도 행정사입니다.

얼마 전 졸업장을 번역공증해달리고 하신 고객께서 학교에서 졸업장이 아닌 학위증명서를 요구한다고 하셔서 비슷한 일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고객께서 그게 그건데 뭐 이렇게 번거롭지 하고 느끼시는 것을 위로(?)도 할 겸 수임료를 조금 할인해 드렸습니다. 

사실 보내드린 서류에는 학위 증명서란 내용이 적시 되어 있진 않았습니다. 그냥 "**학위를 받은 것을 증명합니다." 한 줄 뿐입니다. 제목이 없습니다. 제가 오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쓸데없는 사족은 붙이지 않겠다며 잘난 체 하는 외국의 거만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네 정서상 뭔가 제목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네가 알아서 상장인지 표창장인지 증명서인지 졸업장인지 가리라는 것은 건방지지 않습니까?

학위증명서란 것이 원문에 직접 표현되어 있지 않지만 전체적인 내용과 문맥을 고려해 넣었습니다.  사실 '학위증명서'가 우리 대학에서 요구하는 핵심이기도 하구요. 우리네 정서와는 다른 외국의 증명서의 체제를 그대로 쫓다간 고객이 실제로 가진 자격을 간과할지 모릅니다. 우려를 사전에 배제코자 하는 한국인 행정사의 자존심이기도 하고요. 

번역의 내용은 몇 줄 안돼 거저 먹는다 싶지만, 자기만의 스타일이 강한 외국의 한 대학을 한국화 하는 전투였습니다. 

학위증명서 위쪽에 표기된 'Office of convocation'을 직역하자면 '소집 사무소'정도가 되려나? 이런 기독교적인 체취가 담긴 명칭을 우리의 입에 붙인 행정실로 옮겼습니다. 섣부른 번역이 될까 봐 대학 홈페이지를 찾아 이 기구가 하는 일을 검토해 봤습니다. 

보통 이사회(board of directors)로 불리는 기구를 이곳은 governing council로 이름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사회로 무난히 갈까 하다가 이 학교의 취지와 앞서 말씀드린 행정실과 수미일관하도록 행정위원회로 표기했습니다.

외국의 한 명문대학을 한국화하는데 어는 정도 성공한 듯하여 만족스럽게 작업을 마쳤습니다.

이상 간단한 증명서에도 자존심과 창의성을 발휘하고픈 동네 행정사의 항변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제 전기자전거를 이용하여 마을 사람(?)인 송도 고객에게 완성된 서류를 퇴근하며 배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