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송도 행정사입니다.
금요일 오후가 되면 왠지 불안(?)해지기 시작한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소리를 적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 사이 ‘급행 행정사’로 소문 났는지 “행정사님, 급한데 월요일 오전까지 해줄 수 있나요?”라는 전화가 오는 시간입니다. 급하게 오는 일일수록 녹록치 않습니다. 보통은 생활기록부가 많은데 아시다시피 생기부는 내용도 쪽수도 많아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어쩔 수 없이 주말을 희생해야지요.
이번에는 그나마 오전에 아파트 분양공급 계약서 번역을 의뢰하셨습니다. 월요일 오전까지 꼭 부탁드린다는 말씀과 함께요. 분양 계약서는 대개 2장으로 되어 있지만 글자 크기가 진짜 깨알보다 작습니다. 6포인트가 될까 말까 하는 크기입니다.
실력보다 시력, 시력보다 인내력
동료 행정사분들이 말씀하십니다. 계약서 번역은 번역 실력보다 필요한 것이 시력이다. 전 시력보다 인내심인 것 같습니다. 작업의 편의를 위해서 계약서 내용을 워드로 옮겨 적는데 거의 한나절이 걸렸습니다. 한 줄 타자치고 그 다음 줄을 찾으려면 정말 눈이 뱅뱅 돌고… 번역도 시작하기 전에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고… 주말 이틀을 글자보다 나 자신과 씨름하였습니다.
대부분의 번역 행정사님이 그렇게 하시겠지만 저는 원본과 번역본의 체제가 비슷하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쪽수도 원본이 2장이면 2장으로 맞춥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에는 그렇게 하다 보면 영어 글자가 도저히 알아보기 어려워 처음부터 쪽수 맞추기를 포기했습니다. 9포인트 정도의 작은 영어 글씨로 번역을 옮겨 놔도 2장이 9장으로 늘어났습니다. 처음 예상은 4~5장 정도로 봤는데 두 배 가까이 늘어나 견적에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주말을 꼬박 매달려 완성해 놓고
예정보다 하루 전날 저녁에 초고본을 메일로 보내 확인을 부탁드렸습니다. 너무 수고 많으셨다는 답변에 피곤이 금새 씻은 듯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늦은 나이에 모니터 앞에서 정신없이 몰두하며 뭔가를 할 수 있고 그것이 고객에게 고마움으로 다가갈 때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고객께서는 호주에 학생 비자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분양 계약서 번역이 필요합니까”하고 여쭤 보니 “비자 기간 동안에 분양을 위해 귀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소명하기 위해 계약서를 번역하게 되었다”고 하십니다. 9장의 계약서 번역본 중 필요한 것은 사실 “입주예정일” 한 줄이었던 것이지요. 그 한 줄을 조명하기 위해 9장의 깨알 같은 글들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그러고 보면 세상은 참 형식적인 요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 형식 때문에 저 같은 행정사도 존재하는 것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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