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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행복한 詩間

매우 드라이한 출산기 <성미정>

by 인천송도인 2022. 5. 6.

닥터 박 이곳은 화장실이 아닌 건 분명한데 난 지금 도저한 핏기가 묻은 희고 말랑한 똥을 낳은 것 같소 이 똥을 품에 안으며 난 이 희한한 똥과 사랑에 빠질 것을 예감하고 있소 이것이 자라서 진짜 똥이 되어도 내 사랑은 처음 그것을 보았을 때처럼 희고 말랑할 것 같음도…


 

난 자식이 없다.

내 자신이 희한한 똥이 되어

참기 어려운 냄새를 풍기며 

코막고 살고 있다.

 

 


성미정(1967∼ )

강원대학교 사학과 졸업.
1994 『현대시학』에 「가둔다」 외 5편의 시로 등단.
『대머리와의 사랑』, 세계사, 1997, 시집.
『사랑은 야채같은 것』, 민음사, 2003,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