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송도 행정사입니다.
제목이 와글와글 합니다란 글을 얼마 전 올렸는데 바로 2탄이 생겼습니다.
필리핀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방통대에 입학하려는 학생이 제출하려는 서류입니다. 성적증명서와 학교 등록인가 학인서의 목적은 성적 확인에 있기보단 제대로 된 학교에서 소정의 기간을 이수했는지 확인하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성적증명서 등을 취합해 5건의 번역인증서를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목이 와글와글하지요. 좀더 세분하자면 9건으로도 만들 수 있으나 고객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자 비슷한 몇건을 묶어서 만들었습니다.
제가 지난번 주주명부와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번역에 대해서도 말씀드렸듯이 수십 명의 사람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우편번호 주식수 지분율 등을 영어로 바꾸어 놓으려면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하는 번역이 되고 나중에는 인내력의 싸움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추리로 하는 번역
그런데 이번에는 눈으로 하는 번역이 아니라 추리로 하는 번역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성적증명서의 기록이 수기로 되어 있고 더구나 사진 찍어 보낸 상태도 너무 열악해 아무리 확대해서 보아도 숫자와 글자가 뭉개져 있어 도저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고교과정은 나았지만 초등학교로 내려갈수록 더 심했습니다. 2005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기록이 있는데 숫자가 6인지 4인지 아니면 8인지 헷갈려서 진도가 나갈 수 없었습니다.
과목명도 일부는 필리핀어를 영어식으로 기록되어 있었는데 글자가 판독이 안돼 번역기의 도움조차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과목명도 우리나라와 달리 꽤 길고 서술적입니다. 애국심, 시민과 문화, 지리 역사 시민론 등 말이죠.
마치 고고학자가 발견된 유물을 놓고 이리저리 추론하듯 저도 간신히 몇 글자 보이는 것으로 과목명 하나에도 몇 십분을 쏟아부으며 글자를 계속 바뀌가며 검색하면서 간신히 한 단어를 알아내고 이 것을 근거로 전체 과목명을 추론해 냈습니다.
나중엔 오기가 생겨 다른 증명서에서 발견한 단어로 추론해 나가며 며칠을 밤새워 눈이 짓무르도록 비좁은 칸을 메워 나갔습니다.
아래는 고객께서 보내주신 초등학교 성적증명서입니다.보통은 개인정보보호 때문에 서류는 모자이크 처리하여 올리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알아볼 재간이 없으니까요. 원본을 등기로 다시 보내달랄 시간도 없었습니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상형문자 같은 숫자와 흐리멍텅한대다가 필리핀식 영어가 적혀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굳이 모자이크의 힘을 빌릴 필요가 없습니다. 숫자가 30개 정도가 있는데 이중 5개를 맞추시면 제가 이 초증학교 성적증명서를 번역인증하면서 받은 금액을 상품으로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너무 기대하지 마십시오. 그래봤자 10만원이 채 되지 않으니까요.
슬픈 초능력
그런데 몇 십 번(?)을 보다 보니 '도서백편의자현 (讀書百遍義自見)'이나 '안광이 지배를 철한다:안투지배(眼透紙背)'는 말처럼 숫자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100% 다 맞추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상형문자 같던 숫자가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벌어먹기 위한 (?) 슬픈 초능력(?)이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
이런 처절(?)한 과정을 거쳐 받은 전체 금액은 내세우기 쑥쓰러울 정도로 별 것 없습니다. 그래도 고객께서 감사하다도 아니고 “너무 감사하다”라며 이모티콘까지 더해 보내주신 문자를 보고 다시 한번 힘을 냅니다.
서울로 두툼한 번역물을 등기를 보내드리며 한국의 어엿한 대학생으로 새로운 도약을 기원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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