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송도 행정사입니다.
호주에 비자 신청을 한다며 연금보험료 번역 인증을 요청하셨습니다. 전에 호주에 사실 인증을 한 기록이 전화 기록에 남아 있어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국민건강보험에서 발급한 연금보험료 고지서는 깨알 같은 글씨로 복잡한 표와 항목으로 이루어져서 작업하는데 시간이 만만치 않게 걸립니다.
약간 곁가지로 빠지지만, 저는 이제껏 일을 수임하고 계약금이나 선금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일을 맡겨주신 것만 해도 고마워서 알량한 선금을 달라는 것이 쑥스러웠습니다. 이번 경우에는 일전에 제게 일을 맡긴 적도 있어서 더욱 그러했습니다.
연금보험료 외에 거소신고증 및 전자민원 허가서를 같이해서 하루 이틀내 서둘러 작업해 줄 것을 주중에 부탁하셨습니다. 다른 주문도 살짝 미루고 번역을 서둘러 마치고 번역본을 급행료 없이 바로 메일로 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반응이 없습니다. 겨우 연락이 닿았는데 “토요일 찾으러 가도 되냐”는 답변을 얻었습니다. 약속을 미리해 주시면 휴일이지만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곤 오시지 않아 월요일에 다시 문자 드렸더니 다음날 화요일 오겠다는 것입니다. 막상 화요일이 되니까 연락도 없이 오시지 않았습니다.
수요일, 지금 전화해도 문자해도 도통 반응이 없습니다. 바쁘다 할 때는 언제고 연락도 없고 답변도 없고 반응도 없고 전화도 씹고… 개업이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당황스럽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고지서나 원천징수확인서 등은 항목이 많아 번호가 16이 넘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숫자가 원으로 둘러쌓인 경우 특수문자에는 15까지 밖에 없습니다.
처음에 당황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combinumeral란 서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서체는 기존의 숫자 특수문자와 폰트 크기가 달라 막상 출력해 놓으면 조금 어색합니다.
저는 가령 납부할 보험료 항목에 14-15+16-17이란 원으로 된 숫자가 눈 터지게 적혀 있어도, 그리고 사실 이것을 표시안해도 큰 문제는 없겠지만 애서 표시해 둡니다. 약간은 결벽적인 성격이 있어서요.
그래도 이러한 사소함이 전체적인 품질에서 뭔가 다른 느낌이 들게 하나 봅니다. 대부분의 손님께서 제 결과물에 만족할 때면, 눈 아프게 모니터를 드려다본 순간이 시원하게 보상되는 것을 느낍니다.
이번 연금보험료 작업에서도 표 하나의 간격과 테두리 굵기 선정 등 남들은 그냥 넘어갈 곳까지 세밀하게 신경을 기울였는데 이런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되어 씁슬합니다. 이 한 사람 때문에 앞으론 선금을 받아야 하나 잠깐 고민해 봤지만, 먹튀 한 사람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아닌 피해를 주는게 싫어서 그만 두기로...
그래도 나중에 겨우 연락이 되어 찾아오니까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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