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송도 행정사입니다.
같은 서류라도 사망증명서를 번역할 때면 묘한 회한에 잠기게 됩니다. 한 사람의 일생이 행정적으론 이렇게 서류 한 장으로 정리되는구나. 아무것도 아니고 속절없는 인생입니다.
최근 미국 범죄드라마를 봤습니다. 상처 투성이에 화상까지 입어 눈뜨고 보기어려운 시체를 놓고도 태연하게 부검하는 검시관을 보곤 죽음도 현재 살아있는 자들에겐 하나의 일상적 사실일 뿐란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더군요.
본론입니다.
2017년 미국에서 사망하신 분에 대해 우리나라 구청에 신고를 하시려고 합니다. 미국 사망증명서는 제게 특별히 기억에 남습니다.
개업하고 얼마 안되어 아침에 한 고객이 찾아오셨습니다. 내일 미국에 가는데 오늘 분당에 있는 구청에 아내의 사망증명서를 번역인증 받아 제출하고 싶단든 것입니다. 기다릴테니 바로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사망증명서도 제대로 접해보지 못한 새내기라 일단 최대한 맞춰보겠다며 일을 맡았습니다. 근처에서 기다릴 테니 점심시간까지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몇시간은 지금도 생각하면 식은땀이 나올 정도입니다.
깨알 같은 글씨란 말은 들었어도 깨알보다 작은 글씨가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칸과 줄은 왜 이렇게 많은지요. 정말 그 몇 시간이 어떡해 지났는지도 모르고, 제대로 검토할 시간도 없이 서둘러 인증본을 만들어 전해 드렸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몇 시간후 분당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구청에서 보니 사망시간이 틀렸다는 것이었습니다. 번역한 파일을 검토해 보니 월과 일이 바뀌었습니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날짜를 표기하는 순서가 다르잖아요. 너무 서둘다보니 그 많고 많은 내용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실수했습니다.
고객께 사과를 구하고 다음 날 출국하기 전 아침에 다시 서류를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아픈 경험이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망증명서를 이번에는 차분하게 작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깨알보다 작은 글씨를 그나마 알아볼 수 있도록 8p로 키웠더니 1 장 짜리 증명서가 2장 반으로 늘어나네요.
💘🚒🧡🚕😗😂🖼️❤️🏝️
미국 사망증명서는 주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사망원인도 기저사인, 직접 사인 등을 자세히 기록하게 되어 있습니다. 검시관을 위한 항목과 장례지도사 항목 등이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과거의 뼈아픈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몇번이고 다시 보고 다시 검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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