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 뒤뜰에서
견습 수녀가 비질을 한다
존재하는 것은 존재로 말미암아 슬프다.
오늘 슬프다.
수녀로서 애환의 삶이 짧지 않을텐데
이제 견습이라니...
그녀의 삶이 남들이 누리지 못할 영광될 삶일지라도
오늘 난 슬프다.
김병호 (1971∼ )
광주에서 태어났으며,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 《월간문학》 신인상 및 200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협성대학교 인문사회과학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시인협회 상임위원, 《문학수첩》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섬세하고 따뜻한 감각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서정시를 추구한다고 평가되며, 시집 『달안을 걷다』(2006)에서는 ‘검은 숲’의 상징을 통해 사랑과 좌절의 슬픔을 시화하였다. 시집으로 『달 안을 걷다』(천년의 시작, 2006), 『밤새 이상을 읽다』(문학수첩, 2012)가 있으며, 연구서로 『주제로 읽는 우리 근대시』(행복한책읽기, 2003)가 있다. 2013년 한국시인협회상 젊은시인상, 2013년 제8회 윤동주 문학대상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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