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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행복한 詩間43

라벨과 나 <김영태> 내 키는 1미터 62센티인데 모리스 라벨의 키는 1미터 52센티 단신(短身)이었다고 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키가 작은 것을 거의 불구 취급하더군요. 어찌 생각하면 ‘큰 것’은 아름답지 않을 뿐 아니라 쓸데없기도 합니다. 커서 좋은 건 마음뿐이려나. 김영태(1936∼2007) 서울 출생. 홍익大 서양화과 졸업. 1959년 「사상계」를 통해 등단, 「草芥手帖」, 「여울목 비오리」, 「결혼식과 장례식」 등의 시집과 산문집, 음악·무용 평론집, 인물소묘집 등 56권의 책을 냈다. 현대문학상, 시인협회상, 서울신문사 제정 예술평론상, 허행초상 등 수상. 동아무용 콩쿠르·유니버설 키로프 발레 콩쿠르·서울 국제무용제 심사위원과 무용평론가회 회장 역임. 2022. 1. 20.
방을 보여주다 <이정주> 책들을 버려야지. 불태워 버려야지. 모두 갖다 버려야지. 나는 양손을 비비며 서 있었다. 궁색함이 남들 앞에서 속옷 들추듯 드러날 때 나도 모르게 양손을 비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라는 맥주 캔에 적혀 있는 경고문처럼 아무 짝에 쓸모없어 보이는 책들이 이 순간 신원의 제물로 바쳐진다. 이정주(1953∼) 2022. 1. 17.
수화 <김기택> 운전기사가 조용히 좀 해달라고 소리칠까 봐 가끔은 눈치가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오랜만에 버스를 탔다. 운전기사에게 송도 가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마스크 제대로 썼는지 쳐다보는 것 같아 눈치가 보였다. 김기택 (1957~) 짬짬이 동시를 썼고 동화를 번역해 펴내기도 한다. 경기도 안양시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경희대학교대학원 국문과 박사. 198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가뭄〉과 〈꼽추〉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1995년 제14회 김수영 문학상, 2001년 제46회 현대문학상, 2004년 제11회 이수문학상, 2004년 제4회 미당문학상, 2006년 제6회 지훈문학상, 2009년상화시인상을 탔다. 2007년에 ‘대산-UC 버클리 한국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참가 작가로 3개.. 2022. 1. 14.
실없이 가을을 <나해철> 먼 친구에게 큰 숨 한 번 내쉬듯 전화한다 이제는 친구한테 전화 한 번 하는 것도 큰 숨 한 번 내쉬고 해야 한다. 막상 용기 내어 전화해도 발신음이 가는 도중에 벌써 끊고 싶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나눌 수 있었던 그때가 그립다. 나해철(1956~ ) 시인이자 의사이다. 전남 나주 영산포에서 태어났다. 광주일고를 졸업하였으며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였다. 전남의대를 졸업하였고 현재 나해철 성형외과 원장으로 있다. 5월시 동인, 시집 ≪무등에 올라≫, ≪동해 일기≫, ≪그대를 부르는 순간만 꽃이 되는≫, ≪아름다운 손≫, ≪긴 사랑≫, ≪꽃길 삼만 리≫ 등을 출간하였다. [출처] 위키백과 2022. 1. 10.